머스터드 색의 트램이 대로 중앙을 뱀처럼 가로지르면, 그 꼬리를 자르듯 신호에 맞춰 차와 사람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. 도시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낮 8시였다. 테이크아웃 박스에서 블랙커피 한 잔과 그릴드 샌드위치를 산 쿠로오도 발걸음을 재촉했다. 오늘은 중앙 공동 광장에 가야했으니 오전 중에 가게 정리를 마쳐야했다. 낮 12시에는 야쿠 모리스케와 ...
* 원작 설정과 조금 다릅니다. * 쿠로오는 배구부, 켄마는 귀가부(부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 가는 학생) 그렇게 비실비실해서 여름이나 제대로 나겠냐. 본인들도 건장한 체격은 아닌 주제에 꼭 나를 깎아내리며 지껄였다. 나는 책상에 엎드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. 아니꼬왔지만, 제대로 못 나는 게 사실이었다. 햇볕에 말라죽어가는 풀 마냥 몸에 힘이 쭉 빠졌...
“내 양말 한 짝 어디 갔지?” 스포츠백의 가장 구석까지 손을 넣어 휘젓던 리에프가 급기야 안의 내용물을 다 꺼내들었다. 제일 먼저 옷을 갈아입은 야쿠가 자기 물건 하나도 제대로 못 챙기냐며 퉁명스런 잔소리를 늘어놓았다.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시선을 내려 바닥을 훑는 야쿠를 보며 쿠로오가 웃었다. “오야오야~ 양말요정이 가져갔나보네.” 초등학생도 ...
켄마는 날로 늘어가는 블로그 방문자 수를 보며 새삼 자신한테 이런 재주가 있었는지 곱씹어봤다. 대학을 졸업하고 어쩌다가 출판회사에 들어갔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퇴사 한 뒤 프리랜서 식으로 외주를 받았고, 취미 생활 겸 혼자 여행을 다녔던 것들을 기록 하던 게 어느새 일일 방문자 수가 만 명을 넘어가는 여행 블로거가 되어있었다. 본인의 텐션에 맞는 느긋한 ...
* 모브캐 등장 코즈메는 놀람과 당황스러움에 입에 머금고 있던 코코아를 내뱉을 뻔 했다. 지금 눈앞에 보이는 모습은 꿈이어도 화가 나기 충분한 상황이었다. 똑 떨어진 생필품들을 사고, 나온 김에 은행 업무까지 처리한 코즈메는 나름의 서프라이즈로 쿠로오의 학교 앞 카페에서 그를 기다렸다가 같이 귀가하려던 참이었다. 메시지를 보낼 타이밍을 재고 있던 찰나, 문...
사방이 트인 카페라는 장소 때문인지 헤어짐의 순간은 조용했다. 푹 숙인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물만 뚝뚝 떨구거나, 혹은 목 놓아 울며 가지 말라 꼴사납게 붙잡는 이는 없었다.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있기까지 함께했던, 그 시간이 준 권태라는 피할 수 없는 선물을 담담히 받아들였다. 너도. 나도. 목이 좀 탔다. 어쩌면 속이 타는 거였을 수도 있었겠다. 마시지...
* 앞부분은 ‘동물의 왕국’ 내레이션이라고 생각해주세요. 오늘은 도쿄의 한 맨션에 살고 있는 신기한 생물을 살펴보려 합니다. 덩치는 크지 않지만, 예민하고 머리가 좋은 녀석입니다. 금색의 머리칼을 가진 이 생물은 비 규칙적이지만 나름의 주기를 가지고 털갈이를 합니다. 정수리 부분에 까만 털이 어느 정도 자라다가 한 순간에 다시 금발로 돌아가지요. 아무래도 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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